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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YMCA에 있으면서 동네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대중교통,자전거,보행권과 신재생에너지,기후변화,녹색창원21, 친환경 건축과 생태주거단지,투명사회,소비자문제,마을만들기등... 주민의 힘으로 더욱 살기좋은 동네를 만들고자 합니다. 전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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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함께 살아온 소형승용차 


 전점석 사무총장(창원YMCA)

 민이네 가족신문 제17호(1994. 1. 3)에 실린 1993년의 우리가족 10대 뉴스에 의하면 프라이드 베타를 1993년 11월 4일에 구입했다. 인사동에 있는  대림맨션 209호에 살 때였다. 진주에 있는 도원성자동차학원에 추석 전부터 다니기 시작해서 10월 21일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하자마자 자동차 구입을 위한 가족회의를 하였다. 회의에서는 세피아와 프라이드를 검토하다가 친한 분이 있다는 이유로 프라이드를 선택하였고 구입 후에는 불필요한 낭비를 조심하기로 하였다. 드디어 다음날인 11월 5일에 차량등록을 하니 차량등록번호는 경남 1초6949였다. 이런 인연으로 6949는 아주 친밀한 번호로 사랑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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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여러 가지 유혹이 있었지만 오랫동안 서로 정이 들어서 헤어지기가 싫었다. 어느 후배는 승용차를 오래 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하면 대기오염의 주범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옳은 이야기로 생각하면서 창원자동차검사소에 갈 때마다 배출가스에 대한 정밀검사를 부탁하였다. 그런데 재작년부터 프라이드는 내 속을 썩이기 시작하였다. 시동이 제대로 안 걸리는 것이었다. 키를 돌릴 때부터 미끌하기만 하면 밧데리를 고치면 된다. 시동은 연료공급과 전기에 의해 발생하므로 고장이 나면 이 두 가지를 검토하게 된다. 키를 돌리면서 세루모타가 제대로 움직이는 지도 눈여겨 살펴보게 된다. 그런데 모터는 제대로 도는 것 같은데 마지막 부분에서 이루어져야 할 점화가 안 되는 것이었다. 부곡으로 출장을 갔다가 혹은 행사 참석을 위해 동읍 본포까지는 잘 갔다가 돌아올 때는 점화가 되지 않아서 견인차량을 부른 적도 있었다. 아예 아침 출근할 때부터 안될 때도 있었지만 대개는 오후에 외근을 다니다가 발생하였다. 시내에서도 여러 번 견인차량의 도움을 받았다. 사무실 인근에 정비를 열심히 하는 세차장 주인이 있는데 다행히 귀찮게 생각하지 않고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어떨 때는 찻값보다 수리비가 더 나왔다면서 돈 받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하였다. 계속되는 문제에 대하여 다각도로 시도한 끝에 결국 시동문제는 제대로 고쳐졌다. 나는 세차장 주인에게 자신의 정비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실습도구라고 생각하고 마음대로 하라고 이야기하였다.

 그런데 가장 큰 애로사항은 부품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안전문제와 관련이 없는 부품이라면 중고물품의 사용을 적극 권장해야할텐데 아직 유통구조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다만 200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자원순환법에 의해 폐자동차 재활용 의무비율이 2014년까지는 85%, 2015년이후부터는 95%로 설정되어 있을 뿐이었다. 전국의 폐차장에서는 차량해체작업이 끝나면 그 결과를 인터넷의 에코아스시스템에 재활용 현황을 입력하고 그 결과를 한국환경자원공사가 공식 집계하고 있다. 그런데 폐차장 주인을 만나서 대화를 해보니 대부분은 고철로 재활용될 뿐이고 재사용율은 아주 적다고 하였다.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 홈페이지에도 중고부품마켓을 만들어 놓긴 했지만 전혀 활성화 되어 있지는 않다.

 내가 프라이드를 폐차할 경우를 생각하니까 재사용, 재활용문제가 의외로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지구전체가 탄소감축을 위해 온갖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산화탄소보다 1,300배의 온실효과를 끼치는 프레온 가스는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궁금하였다. 몇 년 전에는 냉매회수기를 갖고 있는 폐차장이 거의 없어서 무단방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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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가을부터는 자동변속기가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하였다. 주행중에 저절로 속도가 줄었다가, 늘었다가 하는 것이었다. 속도가 느려질 때에는 가속페달을 밟아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었다. 빨간 신호등 앞에서 멈추어 있다가 출발할 때에는 갑작스런 속도변동 때문에 뒷차와 충돌할 위험이 있었다. 자동변속기는 수리할 수는 없고 통째로 바꾸어야하는데 비용이 찻값보다 더 많은 것이다. 어떻게든 주행거리 오십만 km를 달성하고자했던 목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폐차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청소하면서 내부를 둘러보니까 재사용할 것이라고는 앞유리에 붙어있는 하이패스 뿐이었다. 곱게 떼어내서 후배에게 주었다. 기념사진을 찍고 폐차장에 연락했다. 2011년 1월 25이었다. 차량등록일로부터 17년 3개월이 지났다. 주행거리는 397,897kw였다. 폐차장에서는 차량값으로 30만원을 보내주었고 보험회사에서는 환급금으로 29만원을 보내왔다.

 차를 구입할 당시에는 승용차 크기와 사회적 지위가 정비례하는듯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하였다. 단지 소형 승용차라는 이유로 사람을 낮추어보는 듯한 눈길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런지가 조금은 걱정스러웠지만 무난하게 편한 마음으로 17년이 지났다. 내 분수에 맞는 것이었다. 이제는 또다시 중고차를 타든지 전기자동차를 찾아봐야 할 것 같다. 버스와 자전거도 더 자주 이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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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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