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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큐슈에서 배운다

환경학습의 거점, 에코타운센터

 

키타큐슈는 1960년대 일본 4대 공업지대의 하나였다. 도시의 경제적 발전은 공해를 초래하였고 하늘은 검은 매연으로 뒤덮이고 도카이만은 생활오수와 공장폐수로 죽음의 바다라고 불리웠던 도시였다. 그런데 1997년부터 매립지인 히비키나다지구를 중심으로 환경보전과 산업진흥을 통합한 독자적인 정책인 에코타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에코타운사업은 교육, 기초연구, 기술 실증연구, 환경 비즈니스를 위한 사업화 등 세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들은 9시 30분에 에코타운센터에 도착하였다. 센터는 에코타운사업을 산 교재로 활용하는 환경학습 거점이다. 1층 입구에는 한글로 된 홍보물이 준비되어 있었다. 입장료는 1인당 100엔이었다. 교육실에서 비디오 시청과 전반적인 설명을 들은 다음 전시실을 둘러 보았다. 공해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환경수도로 새롭게 변신한 키타큐슈를 제대로 보여주는 곳이었다.

에코타운은 모든 폐기물을 다른 산업분야의 원료로 활용함으로써 가능한 한 폐기물이 제로가 되도록 하여 자원순환형 도시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세워진 곳이다. 특별히 폐기물 전공이면서 생태산업단지를 연구하는 배성근교수가 여러 번 방문한 곳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을 특강 수준으로 들을 수 있었다.

건물 주변의 인도에 해바라기 무늬의 보도블럭이 있었는데 색유리를 재활용해서 만든 것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센터 옆에는 기업, 대학과 연계하여 최첨단 폐기물 처리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실증연구구역이 있었다. 우리는 센터를 둘러본 다음 다시 차를 타고 가까운 곳에 있는 폐식용유를 수거하여 바이오 디젤을 만드는 공장과 TV를 수거, 분리하는 공장을 방문하였다. 벤처기업인 식용유공장은 키타큐슈시가 토지를 정비하여 싼값으로 사업자에게 장기간 임대해주고 있는 리사이클 단지에 있었다. 실내에서 제조공정을 둘러보고 나서 마당에 있는 차량 주변으로 갔다. 엔진이 걸려있는 차량의 배기가스 냄새가 고소하였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바이오디젤을 이용하여 폐식용유를 수거하기 위해 시내를 다니는 차량이었다. 리사이클 단지에는 이 외에도 헌종이와 캔 재활용사업공장도 있었다.

두 번째 방문한 서일본 가전 리사이클 주식회사는 가전제품 재활용 공장인데 가전리사이클법에 의해 가전업체들이 다같이 출자해서 만든 회사이며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의 재활용사업을 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환경산업구역인 종합환경 콤비나트에 자리잡고 있었다. 공장건물에는 “자원은 유한, 활용은 무한”이라고 적혀 있었으며 50%의 국고지원을 받으면서 운영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이 공장 뿐만 아니라 페트병, 자동차, 형광등, 사무기기, 의료용구, 건설폐기물 등을 재활용하는 공장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자원순환형 사회구축을 위한 일본의 환경법 체계는 환경기본법, 순환형 사회형성추진기본법등 2개의 기본법을 바탕으로 폐기물처리법과 자원유효이용촉진법이 있으며 제품재료에 따른 개별법이 별도로 있는데 예를 들면 용기포장 리사이클법, 건설자재 리사이클법, 식품리사이클법, 자동차 리사이클법 등 5개의 법률이 있다.

센터에서는 방문객을 위해서 견학코스를 만들어서 일일이 공장까지 안내해주었다. 뿐만아니라 평소에는 요일마다 오전, 오후로 나누어서 방문공장이 다른 일정표를 작성하여 일반 시민에게 홍보하고 있었으며 우리가 방문한 그 다음 주에는 제12회 시민환경 세미나를 개최하는데 주제는 <가족 4인이 겪은 355일간의 세계일주>였다. 우리 일행이 에코타운센터를 출발할 때, 센터 직원들은 서로가 안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었다. 우리도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