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뭐가 바빴는지 해외여행에서 필수적인 환전을 못했다 부산에서 시모노세끼행 배를 타고서야 일본돈이 한푼도 없음을 비로소 알았으니 어지간히 무신경하였다. 평소에 무사하니까 안일했을 수도 있고 함께 가는 일행 가운데 친한 분들이 있기 때문에 너무 믿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배에는 수학여행 가는 울산의 현대고등학교 학생들 수백명 때문에 떠들썩한 분위기였다. 여행에 들뜬 청소년들의 분주한 모습이 귀엽게 보였다. 1층에서는 동행한 여행사 사장님과 함께 뜻깊은 여행을 자축하는 술자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마산의 박충국선생이 챙겨온 마른 멸치와 고추장이 최고 인기였다. 나는 306호실에서 배성근교수, 박충국선생, 문현식교수와 함께 4명이 첫날 밤을 지내게 되었다. 다른 방에서는 젊은 친구들이 모여서 밤바다의 고요함을 깨기 위해서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이제 10월 25일이다.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가방을 챙기기 위해 방으로 왔다. 배성근교수가 가지고 온 커피믹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동안은 마시고 싶어도 마실 수 없을거라고 생각하니까 더 맛이 좋았다. 9시부터 하선하기 시작하였다.
시모노세끼 국제터미널에서의 입국수속은 간단하였다. 가방도 열어보지 않았다. 옆줄에는 귀국하는 일본인들이 줄을 서서 수속을 밟고 있었는데 거의 대부분이 커다란 김박스를 들고 있었다. 어지간히 인기가 좋은 품목이어서 교통비는 족히 보충될 것 같았다.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터미널에는 현재 특별경계를 실시중에 있다는 포스터가 여러 군데 붙여져 있었다.
건물 밖으로 나오니까 깔끔한 25인승 관광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날씨도 좋은 편이었다. 우리들은 곧바로 에코타운으로 갔다. 왜냐하면 예약된 방문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간몬대교를 건너면서 창문 밖으로 본 해협은 모지와 시모노세끼를 양쪽으로 함께 보여주었다.
버스 안에서는 방문할 때의 주의사항을 배성근교수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예를 들면 일본인이 한국어로 인사할 경우, 우리들도 일본어로 인사하는 것이 서로 상대를 배려해주는 예의라는 것, 기관을 방문하고 난 뒤 출발할 때 대부분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는데 우리도 답례로 손을 흔들자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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