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인 28일,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우리가 버스를 타고 출발할 때 여관에서 일하시는 할머니들이 문앞에 공손히 서서 우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고 있었다. 후쿠오카에 도착해서는 먼저 여객선 터미널로 갔다. 왜냐하면 창원대학교 배성근교수가 먼저 귀국해야 될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배웅하다가 보니까 신한은행 간판이 보였다. 나는 출국할 때에 미처 환전을 못했었다. 내가 불편할까봐 이종훈사무처장이 첫째 날 저녁에 5,000엔을 빌려줘서 그동안 잘 쓰고 있었다. 은행 간판은 보았지만 일요일이어서 안할까봐 걱정했는데 찾아가보니까 정상업무를 하고 있었다. 마지막 날이긴 하지만 필요할 것 같아서 40만원을 엔화로 환전하였다.
우리들은 태재부로 가는 도중인 오전 10시경 일본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후쿠오카면세점에 들렀다. YMCA직원들에게 줄 약간의 선물을 구입한 다음 면세점 주변을 거닐어 보았다. 길 건너편 골목 안쪽에는 자그마한 신주가 모셔져 있었으며 그 옆에는 생수를 파는 자판기가 크게 설치되어 있는데 제목이 <水 의 驛>이라고 적혀 있으며 비치되어 있는 홍보물에는 역침투법(RO)에 의해 물에 함유되어 있는 불순물을 100% 제거한 살아 있는 물, 眞水라고 선전하고 있었다. 조금 아래로 내려와 보니 <어린이를 지키는 집>이라는 간판이 미용실 입구에 걸려 있었다. 어린이 유괴를 방지하기 위한 것 같았다.
학문의 신을 모시는 태재부의 천만궁으로 가는 도중에 창밖으로 무심코 버스정거장을 보았는데 긴의자에는 버스요금이 100엔이라고 크게 적혀 있었다. 아마 시내 순환버스에만 적용되는 요금인데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시책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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