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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건축,도시

제주 섭지코지에서 만난 안도 다다오


5월 22일에는 제주도 동쪽을 둘러보았다. 섭지코지는 제주도 동쪽 해안에 볼록 튀어나와 있다. 성산 일출봉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해안 풍경이 끝내준다. 방두포 등대가 있는 곳을 바람의 언덕이라고 부르는데 선돌바위와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서 절경을 이루고 있다. 안도 타다오의 작품인 지니어스 로사이와 마주보고 있으며 글라스 하우스와는 사이좋게 나란히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다. 아쉬운 점은 일반인들은 협자연대 쪽으로 둘러가서 보거나 페닉스 아일랜드 매표소를 지나야 되는데 매표소 쪽이 훨씬 가깝다. 비록 페닉스 회원만 입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게이트를 지난다는 것이 일반인들에게는 큰 걸림돌이다. 누구나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부담을 주지 않으면 좋겠다.

 

 섭지코지의 배꼽이라고 불리는 곳에 위치한 지니어스 로사이는 이 땅을 지키는 수호신이라는 뜻이다. 설화를 간직한 섭지코지의 지리적인 상징성과 빛과 바람과 물의 건축이 만난 인연을 필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돌이 있는 정원과 돌담 너머로 보이는 등대, 글라스 하우스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자연과의 교감을 갖게 되는 것 같았다. 멀찍이 보이는 성산 일출봉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콘크리트 사이를 가로로 길쭉한 직사각형 네모구멍을 만들어 놓았다. 돌의 정원, 여인의 정원, 바람의 정원을 지나서 네모난 방의 외곽을 돌아서 지하로 내려가게 되는데 이 좁은 골목에서 빛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사방을 돌아 내려가면 세 개의 방이 나온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 있었다. 이 방에는 작가 문경원씨가 연출한 미디어 아트가 설치되어 있다. 주제는 Diary, 2007과 어제의 하늘, 섭지의 오늘 등이었다. 전시실에는 두세개의 방석이 있었다. 구석에 앉아서 고요한 가운데 시간을 매개로 일상의 모습을 되돌아보았다.


이번 여행에서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을 한꺼번에 2개씩 볼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물, 바람, 빛, 자연을 건물안으로 끌어들여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입장료가 없는 Glass House는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는데 1층은 갤러리와 휴게라운지, 2층은 전망좋은 레스토랑 민트가 있다. 민트에서 보는 일출, 일몰이 장관이라고 한다. 아내와 나는 1년에 한번이라고 생각하면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왼쪽으로는 성산 일출봉이, 오른쪽으로는 등대와 지니어스 로사이가 있다. 바다쪽의 경사면에는 꽃길을 지그재그식으로 귀엽게 만들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