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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에너지

평화를 사랑하는 기독인의 원전에 대한 입장

(사진설명 : 한겨레21 제 901호 » 원전 사고 뒤 주민이 모두 대피한 후쿠시마현 후타바마치의 텅 빈 거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버려진 개들이다. 아치형 광고판에 일본어로 쓰여 있는 문구는 ‘원자력, 밝은 미래의 에너지’란 뜻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기독인의 원전에 대한 입장발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핵을 반대하며-


 우리는 1945년 일본의 원폭과 1979년 미국 스리마일섬 핵 발전소 폭발, 그리고 1986년 소련 체르노빌 핵 발전소 대참사를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과 1년 전인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대재앙의 결과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지난 2월 고리원전에서 만든 전기를 대도시로 운반하기 위한 송전탑 건립과정에서 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비로소 우리는 미양에 사시는 노인들인 그들이 칠년 동안이나 외롭게 싸워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그들이 주류 언론으로부터 당해왔던 왜곡과  의도적 무시, 지역에서 조차 돈 때문이라는 오해 앞에 조금의 도움도 되어 주지 못한 우리의 죄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며칠 전 우리는 고리원자력 발전소에서 사고를 은폐하려 한 놀라운 사건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 ‘예수따름이’들은 그동안의 방관자 입장에서 벗어나 온 인류를 멸망으로 몰아가는 핵문제에 대한 우리의 뜻을 밝히고자 합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누출된 방사선 물질의 양은 히로시마 원폭의 168배이며 경제적 피해규모는 약 800조원이며 이 사건 하나만으로 반경 20km는 사람이 살 수 없게 되고 인근주민 15만명은 난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의 고리원전 1호기 하나만으로 같은 사고가 날 경우에는 350만 주민이 대피해야 합니다.

 한국은 원전 세계 5대 강국이고 건설 중인 것 까지 합친다면 한국은 곧 세계 원전대국이 됩니다. 따라서 사고 위험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산업화를 위한 에너지의 지나친 씀씀이는 사람의 탐욕을 채우기 위한 무한 경제성장과 이윤 극대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것이 오히려 지구를 파괴하고 인류를 죽이는 주범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보아야만 할 것 입니다.

 핵은 하나님 없이 이 세계를 다스리고자 하는 “통치자들과 권세자들”(골2:15,엡6:12)의 절대 권능에 대한 욕망이고, 과학과 기술의 이름으로 온 우주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사9:6,욥25:2,딤전6:15)을 거부하고자 하는 현대판 선악과 사건이며, 또한 하나님이 지으시고(창1:1) 사랑하신(요3:16) 모든 지구 생명체를 멸절시킬 수 있는 “사망의 권세”(시49:15)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핵 개발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생명과 평화의 관점에서, 우리 세대만이 아니라 미래 세대들을 걱정하고 인간과 자연까지도 함께 생각하는 전 우주적 생명공동체의 관점에서 핵 문제를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러한 위험 앞에 국민을 노출시킨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지금이 우리나라가 핵 강대국이 될 절호의 기회” 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우리 ‘예수따름이’들은 하나님의 아름다운 창조질서를 파괴시키는 핵을 거부하며 자연에너지가 우리 인류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임을 확신하면서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밀양시 산외면에서 진행 중인 송전탑 건설을 중단하라.

2. 현재 추진 중인 고리원전 5, 6호기 추가건설계획을 백지화하라.

3. 정부는 기존 원전을 폐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라.

 이제 비록 작은 목소리지만 큰 뜻을 가지고 하나님의 창조질서 보존에 동참하는 일에 굳게 나아가고자 합니다.


2012년 3월 26일


기독교대한감리회 정금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하나교회, 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