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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YMCA에 있으면서 동네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대중교통,자전거,보행권과 신재생에너지,기후변화,녹색창원21, 친환경 건축과 생태주거단지,투명사회,소비자문제,마을만들기등... 주민의 힘으로 더욱 살기좋은 동네를 만들고자 합니다. 전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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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개를 뜯어내고 여좌천을 복원해야 한다
전점석 (창원YMCA 명예총장), 2013.04.15 
 
꽃이 떨어지고 난 뒤에야 잎이 돋아나는 벚꽃을 보면서 이별을 노래하는 시인이 있다. 진해문인협회의 신태순은 ‘여좌천 밤 벚꽃’이라는 시에서 “이별의 슬픈 눈물일랑 보이지 말자. 불빛에 어린 분분한 꽃잎, 흐르는 물결 따라, 멀리멀리 떠나가네” 라고 하였다. 이번 군항제 기간 중에 네 번이나 진해를 다녀왔다. 여러 가지 행사 중에서도 여좌천의 벚꽃은 정말 멋있다. 벚꽃이 만발하는 10일간 이 동네의 주민들은 밤늦게까지 붐비는 관광객과 장사꾼들로 인해 심한 불편을 참고 지낸다. 내년에는 더 많은 관광객이 여좌천의 아름다움을 보러 올 것이 분명하다. 더욱 더 사랑받는 여좌천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첫 번째는 여좌천을 친자연형으로 바꿔야 한다. 지금은 하천 바닥에 흙이 하나도 없다. 바닥 전체가 시멘트와 에코블럭으로 포장해 놓았다. 물은 스며들 수가 없으니 흘러 내려가기가 바쁘다. 하천에는 노랑색의 유채꽃만 심어놓았는데 에코블럭의 틈사이에 뿌리를 붙이고 있느라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흐르는 물도 많지 않고 봄을 재촉하는 풀이 없으니 나비도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좌치안센터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하천 아래로 내려가서 사진을 찍는다. 이들은 신발에 흙이 묻을까봐 전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빗자루로 청소를 한 것처럼 깨끗하기 때문이다. 전혀 자연형 하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좌천을 양쪽에서 에워싸고 있는 벚꽃터널이 너무 아름다워서 에코블럭은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두 번째는 생활오수의 배출을 더욱 완벽하게 막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로망스다리 옆에서 악취가 났다. 로망스다리는 특히나 관광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이다.

세 번째는 하천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설영교 아래에는 한 군데이고 위쪽에는 서너 군데 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하천 아래 위를 다니는 것은 좋지 않지만 일부 구간의 접근성을 체계화하기 위해서는 계단 위치를 표시한 지도가 필요하다. 즉 내려가고 올라오는 노선을 공식화하고 그 길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설영교 앞에 걷기좋은 코스라는 제목의 안내판이 세워져 있긴 하지만 너무 작아서 눈에 띄지 않는다. 위치도 적절치 않다. 안내판을 세우려면 굴다리를 들어오기 전의 입구에 세워야 한다. 내수면연구소 쪽에는 여좌동주민센터가 만들어 놓은 민물어류, 습지식물, 수서곤충에 관한 안내판이 있지만 군항제 홍보물에서는 알 수가 없다. 얼굴을 그려주는 화가분들이 몇군데에서 수고를 하고 있지만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가 없다. 이제는 누비자 터미널 표시도 필요하다.

네 번째는 하천 양 옆의 데크로드를 절반 이상이나 차지하고 있는 멋진 벚나무 가지에 붙여놓은 ‘머리조심’이라는 표지를 예쁘게 바꿀 필요가 있다. 지금은 까만 고무판에 흰색 글씨로 적고 노랑색 테이프로 감아 놓았다. 이런 표시가 수십 개나 걸려 있는데 화려한 벚꽃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요즘 유행하는 캘리그래피를 활용하여 야광 페인트로 디자인한다면 아름다운 여좌천과 어우러져서 더욱 멋질 것이다. 여좌천에는 여러군데에 보행자용 다리가 있다. 이 다리마다 멋진 이름을 붙이고 뜻풀이를 해놓는다면 또하나의 추억이 될 것이다. 여좌천에는 많은 스토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모습을 보면 어디에도 스토리텔링을 찾아 볼 수가 없다.

다섯 번째는 북원로터리쪽의 입구 분위기와 굴다리를 지나면서부터의 여좌천 분위기는 너무나 다르다. 현재 여좌동 관광안내도가 세워진 부분은 하천을 복개하여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곳을 지나서 여좌천으로 가는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컴컴한 주차장 분위기는 화려한 불꽃축제와는 정반대이다. 여좌천과 중원로터리의 축제 분위기를 단절시키고 있는 것도 복개주차장이다. 여좌천의 벚꽃과 중원로타리의 근대문화유산을 연결해야 진해다운 군항제로 발돋움할 수 있고 중앙시장과 가로상권이 살아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복개된 부분을 뜯어내고 벚꽃과 어우러지는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해야 한다. 만약 예산확보에 시간이 걸린다면 우선 군항제 기간중에 복개주차장을 비워서 축제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부터 먼저 시도해보면 좋겠다. 언젠가 누비자를 타고 여좌천을 따라서 중원로타리까지 오고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여좌천 분위기가 중원로터리까지 연결된다면 진해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여지없이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일보 gnnews@gnnews.co.kr )
Posted by 전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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