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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를 없애자

도지사 취임식에 불참한 국회의원

 도지사 취임식에 불참한 국회의원     

                                                     전점석 사무총장(창원YMCA)

 7월 3일 오전에는 두 개의 큰 행사가 열렸다. 10시부터 성산아트홀 대공연장에서 통합 창원시 출범식이 열렸고 11시부터는 도청광장에서 도지사 취임식이 열렸다. 나는 의미있는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하고 모두 참석하였다. 

 나는 행사 초청장을 받았을 때부터 기분이 좋았다. 왜냐하면 두 가지 행사가 중복되지 않도록 한 시간 간격으로 조정한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무자들이 시간 조정을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초청장을 받았을 때의 느낌은 반가웠다.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도지사가 무소속이고 창원시장이 한나라당 소속이라는 점은 그다지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다만 열띤 분위기의 선거과정을 거쳐서 당선된 두 분의 단체장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낼 수 있어서 좋았고 그분들의 인사말을 통하여 앞으로 도정, 시정의 운영방향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들을 수 있다는 기대를 했을 뿐이다.

 통합 창원시 출범식에는 정운찬 총리를 위시하여 김두관 도지사, 고영진 교육감, 권경석, 권영길, 김학송, 안홍준, 이주영 국회의원들이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서 축하자리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하였다. 한나라당 소속의 단체장이 있는 창원시의 행사에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참석하여 순서가 진행될 때마다 축하의 박수를 치는 모습은 보기가 참 좋았다.

 뿐만 아니라 김두관 도지사가 참석한 것 역시 기분 좋은 일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통합된 창원시의 앞날에 대하여 여야 구분없이 축하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김두관 도지사는 축사를 통하여 균형발전을 위한 통합의 리더쉽을 부탁하는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모든 순서가 끝난 다음 축하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성산아트홀을 나섰다. 꽤 많은 사람들이 도청으로 향하고 있었다. 나도 바쁜 걸음으로 걸었다.


 도청광장에 도착하니까 어린이 합창단 아름나라의 식전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조금전 성산아트홀에 참석하신 내빈들이 이곳에도 당연히 모두 참석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정운찬 총리를 비롯하여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한명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하였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도 참석할 일인데 걸어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있으면서 아무도 참석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였다. 혼자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 문제와 불법 민간사찰 등으로 인하여 자기 코가 석자인데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완수 시장은 취임식, 출범식을 마치고 나서 곧바로 현판제막식과 기념식수 행사를 하느라고 바빴을 것이다. 4명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세 가지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내 사람 심기에 실패하였기 때문에 다음 총선에서 자신이 계속 국회의원이 될지가 불안할 것이다. 두 번째, 공천만 받으면 따 논 당상인 한나라당 텃밭 시절이 그리워서 배가 많이 아팠을 것이다. 아성이 무너진 것에 대한 놀라움도 있었을 것이다. 세 번째는 앞으로 도정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경각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 모두가 취임식에 불참하기로 했을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초장부터 기선을 잡아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들을 해보니까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성산아트홀의 출범식과 비교해보면 왠지 속이 비좁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당연히 참석해야 될 자리에 배가 아파서 단체로 불참한 결과가 되었기 때문이다. 축하할 일은 축하하고 공격할 일은 공격해야한다. 여와 야의 관계가 본래 그렇다. 서로 생각은 다르지만 같은 방에 모여서 회의를 하고 서로 얼굴을 마주 보기도 한다. 그런데 축하할 일은 축하하지 않고 협력할 일은 협력하지 않고, 공격할 일만 열심히 공격한다면 이는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이다.

 이전에는 한나라당 일색의 도지사, 국회의원, 도의회를 가리켜 한통속이라고 했었는데 이제 다양하게 재편됨으로써 의회 본연의 견제와 감시기능이 회복될 거라는 기대도 있고, 구태의연하게 발목잡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여야를 떠나서 축하할 자리에 불참한 한나라당 국회의원 네 분의 행동은 많은 시민들에게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걱정을 끼치는 속 좁은 처신이었음을 지적하고 싶다. (경남일보 2010. 7. 18),(사진은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가져와서 편집하였습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