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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좋은 마을만들기

통합창원 시청사문제를 푸는 길

통합창원 시청사문제를 푸는 길


                                 전점석(창원YMCA 명예총장)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도 넘기고 대선도 지나야 될 것 같다. 총선 전에 위치가 결정되는 것을 지역 국회의원들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빼앗긴 지역의 국회의원은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총선 때에는 분명 시끄러울 것이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너도나도 통합시청사를 유치하겠다면서 자신을 찍어 달라고 할 것이다. 아마 다른 지역으로 가도 좋다는 후보자는 한명도 없을 것이다. 유권자의 표심에 호소해야 하는 선출직은 어쩔 수 없이 운신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다. 당선된 국회의원은 선거기간 중에 지역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을 지키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다. 소속 정당이 같든, 다르든 아무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지역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혼자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시의원들과 함께 어떻게 할지를 궁리할 것이다. 결국 총선이 끝나면 시의회는 또 한 번 홍역을 치루어야 할 것이다. 이판사판, 사생결단으로 진행되는 시의회의 지역 간 싸움은 일종의 대리전쟁인 셈이다. 소속 정당이 같은 국회의원, 시의원끼리 전략논의를 해서 단체행동을 하게 될텐데 이때 소속 정당이 다른 시의원이라고 해서 다른 목소리를 내기는 힘들 것이다. 그냥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연말에 벌어졌던 시의회의 파행이 재연되기만 하고 통합시청사 문제는 아무런 해법을 찾지 못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지 않기 위해서는 마산, 창원, 진해 세지역의 균형발전과 상생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넘어야 될 산도 있다. 시청사가 자기 지역에 오지 않으면 행정분리를 해야 된다는 주장, 창원은 명칭을 가졌으니 위치 논의를 하는 자리에는 빠져야 한다는 주장, 이미 마산 시민에게는 시청사 위치문제가 자존심이 되어 있는 현실을 뛰어넘어야 한다. 시청사를 새로 지으면서 부지의 절반은 삼천포, 나머지 절반은 구 사천시에 걸치고 있는 사례를 보면서, 그저 웃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시청사 위치문제를 명확히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통합 10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시청사를 짓지 못하고 있는 여수시를 보면서 창원시도 그렇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청사 위치문제는 최종적으로 시의회가 결정하기로 되어 있는데 만약 의회가 아무런 결정을 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여수시와 같이 세 군데로 나눌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실, 국별로 나누어지는 세 개의 청사는 행정과 시민 모두가 불편한 방법이며,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발전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주민편의와 지역균형발전에 가장 적합한 5개 구청 강화론을 제안한다.

 2010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창원시 설치 및 지원특례에 관한 법률 제3조에 의하면 균형 있는 지역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합비용 뿐만 아니라 행정기구의 설치, 사무권한 등에 관한 행정적 특례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220여명이 정원인 각 구청을 400여명으로 늘인다면 모든 민원인들이 편리하게 구청을 이용하게 된다. 물론 대통령령인 지자체 행정기구와 정원기준등에 관한 규정을 검토해봐야 한다. 왜냐하면 자치구와 행정구에 관한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같은 지방자치단체의 직제변동에 대해서는 행안부에서도 긍정적인 자세이다. 최근 서울시에서 제기한 부시장 업무분장의 조례위임에 대하여 행안부에서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한다. 더욱이 현재의 지역갈등이 일어난 배경에는 행안부와 국회의원의 역할이 결정적이었기 때문에 갈등해결을 위해서 적극 노력할 책임이 있다. 행안부에서는 2009년 10월에 ‘이번에 자율통합을 하면 인센티브도 있지만 행정체제개편 시한인 2014년에는 인센티브도 없고 강제통합할 수 밖에 없다’는 협박을 하면서 년말까지 지자체 입장을 정리해서 제출하라고 강요하였다. 국회의원들 역시 2009년 9월, 3개시 시장과의 연석회의에서 통합합의를 이끌어내는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구청강화를 위하여 3개시 국회의원들은 합심해서 힘을 모아야 한다. 시의원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다음에 현재 규모의 절반으로 축소된 시청사의 위치문제를 의논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발전적인 방안이다.